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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의 인권 덧글 0 | 조회 1,397 | 2013-04-07 00:00:00
박현안  


 

4월이 오면 생각이 난다. 4월 20일은 장애인의 날이다. 해마다 꽃피는 4월이 오면 장애인에 대한 행사를 한다. 올해도 장애인의 날 문화제가 4월 16일(화) 1시부터 5시까지 열린다.


 경남지역 청각장애인 50명이 배정 되었으니 선착순으로 오후 2시 30분에 신청마감 예정이라는 문자가 손전화에 입력되어 반짝인다. 수신시간이 2013. 03.29  13:34로 찍혀있다. 일을 하다 보니 문자가 들어왔다는 신호를 못 들어 마감시간이 훨씬 지난 후라 신청을 포기했다.


  해마다 이때쯤이면 장애인에 대한 여러 가지 계몽을 하고 장애인이나 장애인 단체에 공이 큰 사람을 발굴하여 대통령표창 등 여러 상을 준다.


  표창을 받는 사람이 많으면 많을수록 인권이 존중되었다는 증거가 되기에 흐뭇한 일이다. 그러나 이것을 뒤집어 생각해 보면, 인권을 유린당한 사람이 많기에 이들의 인권을 위해서 애쓴 사람들이 표창을 받았다고 생각 할 수도 있다.


  인권은 스스로 지키고 존중해야 된다. 자기 인권을 자기 스스로 포기하고 팽개친다면 누가 그 인권을 찾아 줄 수 있겠는가? 하지만 자기 인권을 찾고 지키려 해도 그 방법과 찾을 길을 몰라서 포기하고 체념하며 살 수밖에 없는 거기에 큰 비극이 있다.


  나는 청각장애 피의자들의 통역을 많이 해 주었다. 그 중에 많은 세월에도 바래지지 않고 아직까지 기억에 생생한 것은, 뒤를 돌아보았다는 이유로 고소를 당하여 경찰서에 연행된 사건이다.


  고소인(아주머니)이 사람이 많이 붐비는 시장에서 시장바구니를 당기는 느낌이 와서 확 뒤돌아보니, 자기 뒤에 따라오던 청각장애인도 갑자기 뒤를 돌아보았다. 그런데 시장바구니에 있던 돈지갑이 없어져서 자기를 따라 뒤돌아보았다고 소매치기로 단정하고 경찰에 신고하여 경찰서까지 연행 되었던 것이다. 


  통역을 하려니까 그 청각장애인은 학교 교육을 전혀 받은 바가 없어서 말은 물론, 문자도 모르고 수화도 할 줄 몰랐다. 그래서 자연수화와 몸짓, 손짓, 제스처 등 온갖 지혜를 모아 통역을 했다. “아주머니 가방에서 지갑을 훔쳤느냐?” 고 하니 펄펄뛰며 손사래를 쳤다. 그때까지 그는 왜 경찰서까지 끌려 왔는지도 모르고 있었다. 자기에게 도둑질을 했다니 눈을 부릅뜨고 머리를 흔들고 양손을 저으며 청각장애인 특유의 소리를 질렀다.


  아무런 물증도 없이 단지 뒤를 돌아보았다는 행동 하나로 죄인 취급을 당했으니 얼마나 억울하고, 허탈하고 화가 났을까? 그래도 피해자는 청각장애인을 의심 하고 있어서 형사와 나는 현장검증을 하게 되었다. 시장의 상인들이 그들을 알고 있었다. 청각장애인이 지갑을 어디에 던지거나 다른 사람에게 건네주는 것을 본 사람이 있느냐고 물었다.


 상인들은 그 누구도 보지 못했다고 하였다. 눈 깜박 할 사이지만 시퍼렇게 눈을 뜨고 있는 사람들이 한두 사람도 아니고 많은 상인들이 못 보았다니 청각장애인이 범인이 아닌 것만은 분명했다. 생사람에게 누명을 씌었으니 명예훼손죄로 고발을 당할 위기에 놓였다. 아주머니의 얼굴이 사색이 되어 부들부들 떨며 서 있던 그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청각장애인은 듣지 못하니 바로 자기 뒤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모른다. 그러니 앞에 가는 사람이나 옆에 사람이 뒤를 돌아보면 자기도 모르게 반사적으로 뒤를 돌아보게 된다. 나도 청각장애 2급인데, 앞에 가는 사람이나 옆에 사람이 뒤를 돌아보면 무의식적으로 뒤를 돌아본다.


  어린이와 장애인 특히 지적장애인 여성에 대한 성폭력 범죄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고 신문에 많이 보도 되고 있다. 지적장애인 여성은 신체는 성인이지만 지능이 낮아서 범행이 쉽기 때문이다. 지능이 낮아서 폭행을 당하고도 자기 의사를 바르게 표현 할 수 없으니 어느 누구에게서도, 심지어는 법에서도 바른 도움을 받지 못하고 있다. 폭행을 당한 것도 억울하지만 이 억울한 사연을 표현 못하니 그 답답함을 누가 이해 할 것인가. 그 한(恨)을 누가 풀어주어야 하나?


  어린이와 장애인의 인권은 일차적으로 부모들이, 그리고 이웃과 사회가 지켜주며 옹호 해 주어야 한다는 것에 반대 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애인은 부모에게서 버림받고, 지적장애 여성은 이웃에게 성폭행을 당하니 가슴을 아리게 한다.


  한 나라의 교육수준척도는 특수교육이고, 복지수준척도는 장애인복지라고 한다. 한 나라의 인권은 그 나라의 장애인인권이 어느 정도 존중되고 있는지를 보면 알 수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가 선진 국가 대열에 떳떳하게 나서기 위해서는 장애인인권이 존중되고, 장애인복지국가가 되어야 하리라.


 장애인에 대한 독자들의 바른 관심과 사랑을 간절히 바라면서, 꽃피는 4월 장애인의 날이 있는 이 4월에 독자님들의 가정에 하나님의 축복이 충만하시기를 기도합니다.




        글쓴이 박현안 (사랑샘공동체 자문위원, 전 의령 은광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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