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샘사역현장에는 많은 봉사자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한결같이 남은 여생을 이름도 없이 빛도 없이 하나님 사랑과 이웃사랑을 실천하시고자 하는 열정을 가진 분들이십니다. 85세의 모친이 있는가하면, 83세의 전직 교장선생님, 75세와 73세의 은퇴목사님과 73세의 피아노지도선생님, 68세의 전직 학교선생님과 사회복지분야에 종사하시는 목사님이 있습니다. 뿐만아니라 사랑샘교회와 사랑샘공동체, 그리고 사랑샘선교회 사역에 함꼐 하는 분들이 자원봉사자로 섬기고 있습니다.
사랑샘사역에 85세로 최고령 자원봉사자이자 나의 어머니인 박재순모친께서 지난 7월29일 오전에 인근에 있는 하나병원 응급실에 갔다가 "폐렴증세가 있어서 며칠간이라도 입원을 해야 되겠다"는 의사의 말에 이끌리어 입원을 하게 되었습니다. 하루 첫날 밤 병실에서 내가 어미니와 함께 지내는 동안에는 큰 이상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입원 2일째 되는 날 부산에 거주하는 여동생이 간병을 하는 기간동안 어머니께 이상한 증세가 발생했습니다. 병실과 화장실에서 이상한 행동을 해서 의사에게 문의하니 치매증세가 발병했다는 것과 혹시 가까이에 아는 요양병원이 있느냐고 물으면서 어머니를 요양병원으로 모셔야 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가족들과 의논을 해서 7월31일에 하나병원에서 퇴원을 해서 인근에 있는 요양병원에 입원을 시켰습니다. 갑작스러운 변화에 우리 가족들은 무척 당황했으나 요양병원에 입원을 시키고 나니 한결 마음에 평안을 찾았습니다. 늘 건강을 자신하셨던 어머니께서 갑작스럽게 예기치 않은 요양병원 신세를 지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아들이 시무하는 교회에서 틈나는대로 궂은 일을 도맡아 하셨습니다. 어느 누구보다 예배시간에 제일 먼저 나오셔서 강단과 예배당 정리, 화장실, 계단 청소,회보발송 자원봉사, 예배에 참석하신 분들의 차 대접 등으로 분위기를 밝게 하시느라 수고를 아끼지 않으셨습니다.
오랫동안 교회 옥상에 고추밭과 상추, 배추밭을 조성하셨고, 며칠전까지만 해도 교회 주일식탁을 위해 인근의 산에 오르셔서 산나물 등 먹거리를 마련하시기까지 하셨습니다. 여성 쉼터에 입소해 있는 분들이나 공동체 생활관에 입소해 있는 분들, 그리고 생활이 어려운 사랑샘가족들에게 소녀처럼 밝게 웃는 모습과 긍정적인 언어로 분위기를 상승시키는 역할을 해 오신 분이셨습니다.
사택에서는 나와 내 아내가 사역현장인 교회와 공동체사무실과 여성쉼터로 출근을 하고, 딸이 학교에 가고 나면 혼자서 집안 일 등으로 묵묵하게 집안일을 해 오신 분이셨습니다. 만약에 어머니의 수고와 돕는 손길이 없었다면 우리 부부가 지금까지 사랑샘사역을 진행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따랐을 것입니다.
그동안 표시가 많이 나지 않았는데, 요양병원에 입원하신 어머니의 자리가 엄청나게 넓어 보였습니다. 어머니가 없는 상황에서 집안 일과 사역현장을 돌아보면서 그동안 불평없이 밝은 모습으로 너무나 많은 일을 하신 어머니로 인한 고마운 마음과 미안한 마음이 교차했습니다. 그동안 제대로 잘해 드린 일보다 제대로 섬기지 못한 것으로 인해서 마음이 많이 아팠습니다.
우리 어머니는 정말 대단한 일을 하신 분이십니다. 만 20년째하고 있는 사랑샘사역과 우리 어머니는 떼어 놓을 수 없는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한가지 예만 들면 우리가 번번한 건물도 없이 여러 곳으로 전전하면서 사역을 하고 있던 시기에 "아들 며느리가 참으로 귀한 일을 한다"면서 우리 어머니께서 소유하고 있던 전부를 헌금하셔서 산호동에 대지를 구입하게 되었고, 그곳에 현재의 여성 쉼터를 건축하게 되었습니다.
그것을 시작을 할 때는 강성기목사 개인명의의 건물로 시작했으나 사랑샘침례교회의 명의로 운영하다가 이제는 성서침례교회 유지재단법인에 수증을 해서 성서침례교회 유지재단법인에서 운영하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가정폭력의 피해를 입은 여성들이 자녀를 동반해서 입소한 여성 쉼터로 인하여 많은 가정이 회복되었습니다. 만약에 어머니의 전재산을 드린 헌신이 없었다면 그러한 사역을 시작도 못했을 것입니다.
가난한 집안에 시집오셔서 2남1녀를 낳으시고 고생을 많이 하신 어머니께서 아들로서 막내이자 목회자인 우리 집에 기거하시면서 불평과 불만이 없이 늘 사랑샘사역에 헌신해 오신 어머니는 대단한 일을 하셨습니다. 그동안 두 손자손녀를 뒷바라지 하시고, 사랑샘사역의 기초를 놓으셨습니다. 사랑샘사역 현장 곳곳을 누비면서 활약하셨던 어머니가 이제는 총기가 떨어지셔서 이상한 행동을 하며 조금 전에 한 일도 돌아서면 잊어버리시는 형편에 처한 어머니가 되셨습니다.
이제는 아침시간에 요양병원에 방문해서 그동안 사랑샘사역의 든든한 후원자이자 최고의 봉사자이셨던 어머니의 상황을 살피고 차 한잔하는 것이 일과의 시작이 되었습니다. 어머니를 위해서 할 수 있는 것이 자주 찾아서 기도해 드리고 말벗이 되어드리는 것 외에는 할 일이 없어서 안타까움 그지 없습니다. 오늘도 요양병원 휴게실에서 어머니와 차한잔을 함께 나누고 돌아서 사역현장으로 오려는데 내 눈에 눈물이 흘러내렸습니다. 사랑합니다 나의 어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