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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움을 떨쳐버리고 인생이모작을 시작하자 덧글 0 | 조회 4,608 | 2013-09-06 00:00:00
정은상  



두려움을 떨쳐버리고 인생이모작을 시작하자



재취업의 유혹을 벗어나야


오랜 직장생활을 끝내고 인생이모작을 시작하려는데 첫 번째 걸림돌은 두려움이다. 매월 꼬박꼬박 받아왔던 월급이 갑자기 끊어지고 지출은 여전하여 통장잔고가 줄어들면 인간인지라 누구나 과연 앞으로 세상을 어떻게 살아야 할까 고민하게 된다. 직장생활을 20년 이상 오래 했다면 예외가 없다고 봐야 한다. 필자의 경우에도 20년 직장생활을 하고 명예퇴직을 한 후 6개월을 채 넘기지 못하고 헤더 헌터head hunter의 권유에 이끌려 프랑스에 본사를 둔 한국지사에 10개월을 근무한 적이 있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아쉽게도 필자도 그때는 불안감을 이겨내지 못해서 그랬던 것 같다.


막상 퇴직을 하고 보니 수입은 없는데 지출은 계속되니 재취업의 달콤함에 일시적으로 홀딱 넘어간 것이다. 명예퇴직을 계획하면서부터 홀로서기까지 필자를 많이 도왔던 고마운 친구는 그의 경험을 토대로 필자에게 재취업하지 말 것을 권유했으나 그 당시 필자의 판단으로는 그래도 불러주는 회사가 있고 연봉도 그런대로 만족하여 재취업을 결심하였지만 막상 다시 일을 하다 보니 이게 아니구나 싶어 1년을 넘기지 않고 퇴직을 하면서 더 이상 재취업을 하지 않을 것을 굳게 결심하게 되었다. 이렇게 20년 또는 30년 이상 오랜 직장생활을 하고 은퇴하면 본능적으로 어디엔가 소속되려고 하며 그렇지 못할 때 불안과 두려움에 사로잡히게 되는 것이다.


두려움을 던져버리고 이제 시작해보자


그런 두려움을 과감히 이겨내야 인생이모작을 시작할 수 있다. 이는 동물의 왕국에서 보았듯이 마치 어미 독수리가 높은 둥지에서 새끼 독수리를 밀쳐 떨어뜨리려 하지만 새끼 독수리는 스스로 날 수 있는 날개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불안해서 바둥거리며 떨어지지 않으려 애쓰다가 끝내 어미의 힘에 떠밀려 벼랑 끝으로 떨어지게 되고 마지막 힘을 다해 살아남기 위해 날개를 파닥거리다 보면 스스로 날개 짓을 하며 이내 다시 공중으로 솟구치며 날아오른다. 일모작을 마치면 모든 것을 내려놓고 미래를 향해 불안하긴 하지만 확신을 가지고 과감하게 날개를 뻗어야 한다. 이런 결심과 행동은 자신만의 몫이며 아무도 대신해 줄 수 없는 것이다.


체면이나 자존심 따위는 쓰레기통에 던져버리고 오직 흔들리지 않는 믿음을 가지고 인생이모작을 시작해야 한다. 따지고 보면 일모작 기간에도 두려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어찌 되었던 이제 그 일모작을 마감하고 이모작을 시작할 때가 되었다. 원하든 아니든 어차피 가야 하는 길이라면 의연히 털고 일어나 앞으로 나가야 한다. 일모작에서 겪었던 시행착오와 실패를 접고 새롭게 펼쳐지는 이모작을 시작하는 거다. 세 살 버릇이 여든까지 간다는 말은 참 옳은 말이다. 세 살 적의 일년과 여든 살의 일년은 같을 수 없다. 마찬가지로 일모작과 이모작도 모든 환경은 전혀 다르다. 가보지 않았던 일모작 길을 헤쳐온 것처럼 이모작 길도 아직 가보지 않았지만 두려움을 접어두고 시작해 보는 거다. 왜냐하면 이것이 바로 우리 인생의 길이기 때문이다.



글쓴이 정은상(스티브 정/맥아더스쿨교장,사랑샘공동체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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