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샘칼럼
커뮤니티 > 사랑샘칼럼
사랑샘가족 상담자 칼럼-사랑의 샘터 입소자 자립재활을 도우면서 겪는 일 덧글 0 | 조회 4,445 | 2022-05-04 00:00:00
관리자  

사랑샘가족 상담자 칼럼 - 사랑의 샘터 입소자의 자립과 자활을 도우면서 겪는 일

 

L씨는 만 43세이며, 현재 사랑샘교회 인근 00 주유소에서 주유원으로 일하고 있다. 그동안 교회에 출석한 경험은 없으며 사랑샘교회에 나오게 된 것은 태어나서 처음이다. 친부는 어렸을 때부터 “교회에 나가면 너희 엄마가 아파서 죽을지도 모른다”는 말에 삼형제(L씨는 둘째)는 교회에 나가지 않고 있었는데, 어느 날 막내 동생이 성탄절에 교회에 다녀오던 날에 어머니가 갑자기 열이 나고 몸이 아파서 119에 실려 간적이 있었다. 그런 일이 있은 후 더더욱 교회에는 가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현재 L씨의 부모님은 경남지역에서 살아계시지만 L씨는 연락을 단절한 상태로 만나고 있지 않는 상태이다. 10년 전 친부가 지내는 곳을 알게 되어 찾아갔으나 생활보호대상자로 지내고 있었고 “네가 자주 찾아오면 수급자에서 탈락할지 모르니 앞으로 찾아오지 말라”고 당부하여 그 후로 찾아가지 않게 되었다.


L씨는 금년 3월16일부터 사랑의샘터(남성무료생활관)에서 생활하던 중 12일째인 3월28일에 취업하게 되어 열심히 근무했다. 4월9일 급여일에 지난 달 3월에 며칠 일한 급여를 받게 되자 그 돈으로 당장 구입하지 않아도 되는 물건들을 몇 가지 구입하는 그에게 “자신이 관리하기 보다는 사무실에 맡겨서 자립할 때 목돈으로 만들면 미래의 생활에 보탬이 되도록 하면 좋겠다”고 권유하는 과정에서 사소한 오해가 되는 부분이 발생했었다.


다음 날 4월10일 주일 아침 L씨는 그동안 불편했던 감정을 드러내며 “당장 이곳에서 나가서 지내겠다”는 행동으로 이어지면서 빠른 행동으로 자신의 물건들을 챙기며 나갈 준비에 바빴다. 주일이라 성도들이 한 두 사람씩 교회로 모여드는 일로 다른 사람들과의 만남도 본인은 부담스럽게만 여겨졌던 것이었다.


그래서 “갈곳도 정하지 않고 당장 짐을 챙기고 나가는 것은 염려가 된다. 다른 사람들의 시선이 있으니 짐을 놓고 일단 외출했다가 모든 모임이 마치고나서 오후6시 경에 짐을 챙기기 위해 다시 교회로 오라”고 하니 그렇게 하겠다고 하면서 나갔다.


그가 외출한 이후로 우리와 한 약속대로 오후 6시경에 교회에 돌아왔을 때 몇 가지 질문을 했다. 주일 오전 9시에 나가서 어떻게 지냈느냐고 물었다. L씨는 “하루 종일 인근 바닷가에 앉아 바다를 쳐다보며 생각에 잠겨보니 너무 좋았다”라고 했다. 퇴소 후에 갈 곳은 정했는지 물으니 “갈 곳은 정하지 못한 상태”라고 했다.


마땅히 갈 곳이 없으면 이 곳에 머무르면서 온전한 급여를 받을 때까지만이라도 생각을 바꿔서 다시 지내볼 것을 권유하자 그는 “자신이 한번 나가겠다고 하였으니 말을 번복하지 않겠다”고, 하면서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L씨를 여러 말로 권유하였으나 듣지 않았다. 그는 사무실에 맡겨두었던 보관금(칠만 오천원)을 돌려받고난 후 우리 기관에서 제공한 핸드폰(20만원 상당 선불폰)을 갖고 가면서 차후에 급여를 받으면 폰 값은 지불하겠다면서 교회의 문을 열고 나갔다.


L씨와의 상담을 통해 느끼게 되는 것은, 그가 오랜 시간 홀로 지내다보니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홀로 사는 생활에 익숙해져 있었다. 그리고 오랜 기간동안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피해를 많이 입었기에 서로에 대하여 신뢰하지 못하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다.


L씨를 대하면서 내성적인 성격으로 혼자 지내는 것을 좋아하고, 타인에게 자신의 감정을 잘 표현하지 못하며 경우에 따라서 자신의 행동에 대하여 타인으로부터 지적받는 상황을 어렵게 여기는 것에 대하여 안타까움이 앞섰다.


그는 누군가가 친절하게 잘 대해 주면 자신을 이용하려는 마음이 들어서 경계하게 된다고 했다. 그와의 대화를 통해서 수 많은 세월을 보내면서 타인으로부터 사기를 당하거나 이용을 당한 일 등, 좋지 않은 일들을 많이 겪었다고 했다.


우리 기관에서는 지금까지 사랑의 샘터(남성무료생활관)를 29년간 운영하면서 그런 행동을 보여 온 사람들을 너무 많이 만나왔다. 일반적으로 생활관에 입소한 이후로 처음에는 공손하게 지내다가 일정한 기간을 지나면서 취업을 하게 되고, 그들의 손에 금전이 생기면 처음에 약속한 것들이 파기된다. 그리고 그를 도와 준 기관에 대하여 부정적인 생각들을 앞세워서 억지주장을 하고, 불편한 관계를 호소하면서 자연스럽게 퇴소로 이어지기도 했디.


그러한 일이 있고 난 다음날 4월11일에 L씨로부터 “아침에 출근해서 근무하고 있다는 것과, 퇴근 후에 사장님께 사정을 말씀드리니 일정금액을 받게 되어 지낼 방을 구하여 잘 쉬고 있다”는 문자가 왔다. 그 이후에도 전화 통화가 자주 이루어졌고, 가끔 생활관에 방문하여 하의 바지, 수건 등의 생필품과 간식을 챙겨 가기도 하였다.


L씨는 오전 7시에 출근하여 오후 3시에 퇴근한다. 그리고 주일에 근무하는 날이면 오후3시에 퇴근하여 사랑샘교회에 방문하여 예배를 드리고, 사랑샘교회에 출석하는 사람들과도 친분을 쌓으면서 대인관계의 폭을 넓히고 있다. 사랑샘교회에서는 혼자 방을 얻어서 생활하는 그에게 김치나 밑반찬을 제공하면서 그를 따듯하게 맞이하고 있다.


현대는 혼자살기에 급급하여 타인에 대해 무관심한 시대에 누군가의 도움이 없이는 혼자 살아갈 수 없는 각박한 세상이다. 44년간의 일생동안 교회를 다녀본 일이 없던 그가 사랑샘교회에서 운영하는 사랑의샘터에 입소하게 되고 취업과 동시에 독립을 하게 된 것도 하나님의 큰 은혜이다.


어떻게보면 우리 기관에 소속된 사랑샘가족들의 한 영혼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강도만난 그를 다시 일어서게 하는 원동력이 되게 만들었다. 이웃에 대한 관심이 소홀해져가는 이때에 계속해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하는 사랑샘공동체가 되길 원한다.

 

“우리가 선을 행하되 낙심하지 말지니 포기하지 아니하면 때가 이르매 거두리라(갈6:9)

 

글쓴이 / 유미숙 , 사단법인 사랑샘공동체 사무국장

 


 
닉네임 비밀번호 코드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