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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같은 삶을 살다보니, 회복의 길은 소풍이었다 덧글 0 | 조회 3,807 | 2022-08-06 00:00:00
관리자  

사랑샘 봉사자 칼럼 - 전쟁 같은 삶을 살다보니, 회복의 길은 소풍이었다.

 

30년 동안 대마초에서 헤로인까지 골고루 사용한 저는 마약 중독자입니다. 교도소와 구치소, 치료감호소를 거치는 동안 제 나이 62살이 되었고, 마약사범으로 전과만 6범입니다. 이번 구치소가 저의 마지막 수감 생활이 될 것입니다.

 

저는 결혼을 앞두고 제 출생의 비밀을 알았습니다. 아이 없는 집의 업둥이로 버려졌었고, 서너 살 쯤 남자동생이 태어나면서 눈에 보이지 않는 차별을 받고 자랐지만 권위적인 자존심이 강한 집안에서 눈치껏 직업군인으로 입대, 군인시절을 보내면서 연애를 시작하게 되었고, 중위 때 결혼을 위해 사귀고 있는 여성 집으로 인사를 갔다가 그곳에서 “근본 없는 업둥이 자식에게 딸을 줄 수 없다”는 하늘이 무너지는 얘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그 후 결혼이란 것은 생각치도 못했으며, 방황이 시작되었습니다.


군대에서는 부하들을 괴롭히는 돼먹지 못한 상사로, 집안에서는 배은망덕한 자식이 되어 부모님에게 그동안 무시당하고, 차별 당한 것에 대한 보이지 않는 불효가 시작되었습니다.


지금까지도 내 부모님, 그러니까 양부모님은 돌아 가시기전 까지도 제가 업둥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지 모르고 있을 것입니다. 제가 그때는 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동생과 뭐하나 다른 것이 생각나면 부모님은 굴러온 자식이라 그랬구나, 하고 원망을 했습니다.


사회가 싫었고, 여자도 싫었습니다. 군 생활도 중위로 끝내게 되었고, 그러던 중 주변에 계시던 분이 마약을 권했고, 처음 접해보는 것이라 호기심도 있었지만, 거부감 없이 일사천리로 받아들였습니다. 마약은 어떤 종류이던지 해서는 안 된다고, 그 누구도 말하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약을 하게 되면 그때부터 저는 왕이 되었습니다. 많은 여자들과 나쁜 짓은 다 하고 다녔습니다. 인물과 덩치가 좋았던 관계로 인기도 좋았고, 돈도 많이 만질 수 있었습니다. 여자 장사도 할 수 있었으니까요, 나쁜 일은 다 하고 다녔습니다.


돈과 쾌락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지 다 할 수 있는 것처럼 젊은 시절을 보냈습니다. 한번, 두 번 아니, 수차례 교도소로 수감 되어도 제가 좋아서 혼자 즐기는 마약이 왜 수감이 되어 법의 판결을 받아야 하는지, 그것은 단지 불법으로 되어 있어서 그런지, 몇 달 살 다가 다시 나오면 그만 해야지 하는 결심은 단지 감옥 이란 곳을 가지 말자 하는 막연한 생각 때문 이었습니다. 몇 번씩 들랑날랑 수감 생활을 하다 보니, 약물을 하는 사람들도 너무 많아지고,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직업도 다양해지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정부에서의 마약 정책도 많이 변화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저처럼 약물로 몇 십 년을 중독자로 보내고 수차례 감옥 에서 생활했던 마약 중독 회복자의 강의를 듣게 되면서 ‘마약도 단약을 통해 회복 할 수 있구나, 교육을 받고, 정보를 알 수 있다면 나도 변 할 수 있겠다’ 하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교도관에게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구치소나 교도소로 보내 달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모 구치소로 이관되어 13주 동안의 마약에 대한 이해와 회복, 재활에 대한 집중교육을 받았습니다. 제 정신은 30년 동안 불만과 원망덩어리로, 제 육체는 다 썩은 고깃덩어리에 불과했다는 것을 회복교육을 통해, 영성을 알게 되고, 위대한 신, 하나님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약물중독이 질병이라는 것도 알게 되고, 저를 괴롭혔던 약물에 대해 이겨나갈 자신감 생겼습니다. 사회에 나가면 갈 곳도, 저를 기다리는 사랑하는 가족도 없지만 약물에서 벗어나 새로운 삶을 살아가고 있는 주님의 형제들이 있다는 것은 제게 또 다른 세상을 열어주는 희망이 되었습니다. 저는 이제10개월 후면 출소하게 됩니다. 열심히 기도합니다. ‘주님이 저를 살리셨으니, 주님 뜻대로 이루소서’ .

 

(이 글은 글쓴이가 모 구치소에서 강의중 수감자로부터 그동안 중독자로서의 삶에서 회복자의 길로 결심하게 된 이야기를 추려서 적은 것입니다.)

 

마약은 한 번도 안한 사람은 있어도, 한번만 한 사람은 없습니다. 약물은 여러가지 기전을 통해 우리가 중독이 됩니다. 뇌를 변화시키고, 몸의 변화를 일으키게 되며, 생명줄을 놓게도 합니다. 하지만 그전에 원인이 있습니다. 왜 중독으로 선택(?)되어져 가야만 했는지를 살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위의 사례는 본인의 출생에 불만을 가지고 인생에서 가장 멋진 삶을 살아야 할 시간을 약물에 찌들어 보냈습니다. 또 어떤 분은 사업차 외국에 갔다가 그곳 현지인의 권유로 약물을 하게 되면서 한국에서 체포되기도 합니다. 유학생들이 공부하고 있는 나라에서 마음껏 대마초등을 피우다 방학을 이용해 귀국할 때 친구들이나, 식구들에게 선물로 사가지고 들어오다가 체포됩니다. 카지노 근처에 놀려갔다가 한번만 해 보자는 호기심이 잘 맞아 떨어져서 대박이 나는 순간을 뇌는 기억하고 계속 자극을 하게 됩니다.


몸이 먼저 반응 하는 중독성향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 유전적인 요소이기도 합니다. 알코올 중독은 특히 가족력이 가장 많은 중독 중의 하나입니다. 의학적인 원인 중 ADHD, 심리적인 요소 중 스트레스나, 트라우마가 우리에게 중독이라는 질병을 남기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모든 중독은 다 끝이 있습니다. 중독의 회복에서 가장 큰 회복의 길은 하나님과의 대화에서 시작 된다고 봅니다. 하나님은 중독자들에게 중독자로서 살아왔던 긴 시간만큼의 고통과 슬픔, 아픔, 수치심 등을 세상에서 볼 수 없는 또 다른 배움으로 알게 하시고, 본인이 중독자임을 인정하는 첫 번째 길을 열 때가 위대한 신 하나님께서 함께 해 주실 것을 약속 해 주실 것입니다. 여러분, 회복의 길로 주님 안에 평안하시길 기도합니다.

     

글쓴이 / 김지영 박사(중독재활복지/약물중독상담사/사랑샘공동체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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